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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초 이 2020. 8. 21. 11:33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엄마야 누나야

1922년(21세) «개벽»에 발표한 <엄마야 누나야>는

각 행 모두 3음보의 리듬을 사용하여 자연에 대한 순진무구한 동경을 진솔하게 노래함으로써

서정시의 완벽한 음악화를 이룬 작품이다.

‘강변’으로 대유된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은

‘엄마야 누나야’라는 어린아이의 호칭을 사용할 정도로 순수하다.

그가 엄마, 누나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강변’은 그에게 평화와 행복을 보장해 주는 안식처로서,

가족들과의 단란함을 이상으로 하는 보금자리를 뜻할 수도 있고,

당시 현실 상황에 견주어 볼 때는 일제의 모진 압제를 벗어난 어떤 이상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인이 꿈꾸는, ‘갈잎의 노래’가 들려오고 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그 곳은

꿈의 세계만큼이나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서러운 정감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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