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 한
시간(時間)를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홀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 시인의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예쁜글...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소월의 초혼(招魂) (0) | 2020.08.24 |
---|---|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0) | 2020.08.21 |
김소월의 초혼(招魂) (0) | 2020.08.17 |
어머니 / 조성권 (0) | 2007.02.07 |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0) | 2007.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