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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말러 / 교향곡6번 Symphony no.6 "Tragic" In a minor - San Francisco Symphony,Michael Tilson Thomas Cond.

초 이 2006. 3. 19. 14:40
Gustav Mahler Symphony no.6 "Tragic" In a minor San Francisco Symphony Michael Tilson Thomas Cond.
'비극적'이라고 알려진 곡의 제목은 작곡가 자신이 직접 붙인 것 이다. 이 곡이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 놀라울 정도로 얄궂은 것은, 철저할 정도로 독일 음악의 절대음악 형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내용은 완전히 주관적인 자기 감정을 담고 잇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곡이 작곡된 두 해 가 말러에 게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시절이었던 점이다. 독자보 다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부인 알마 말러였다. 하지만 알 마는 이 음악이 그 어떤 곳도 아닌 말러의 가슴으로부터 흘러나온 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고, 말러가 곡은 완성한 후 그녀에게 들 려주었을 때 부부는 함께 울었다고 그녀는 회상하고 있다. 알마가 진정 이해하지 못한 것은 같은 시기에 작곡된 '죽은 아이를 그리 는 노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말러의 심리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으로서 낮에는 아이랑 실컷 장난을 치고 들어와 책상에 앉 아서는 죽은 아이를 위한 침통한 가곡을 작곡했다. 결국 말러의 '비극' 이란 실제로 어떤 사건들이 동기가 되었다기보다는 삶에 대한 그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곡에서 또 다른 중요한 존재는 알마 말러이다. 알마 말러를 만난 이후 말러의 곡에서 알마의 모습을 빠뜨린다는 것은 불가 능한데, 말러 스스로 1악장의 제2주제와 느린 악장이 알마 말러 를 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울 베커가 지적하고 있듯이 6번은 완전히 어두운 결말을 가진 말러의 유일한 교향곡이다. 곡의 구조는 지극히 정교하다. 말러 는 악장의 독립된 분위기 전체를 '비극'으로 채색하지는 않는다. 각 악장은 많은 부분에서 연결된다. 이를테면 3악장에서 호른은 1악장의 코랄 주제를 인용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1악장, 2악장, 4악장을 걸쳐 계속 등장하는 한 리듬 동기가 있다. '장단조 리듬' 이라고 불리는 이 리듬은 곡의 기본리듬을 형성하는데, 이 동기 를 파울 베커나 리하르트 슈페흐트 등은 그 중요함을 일직부터 간파하여 '운명의 판결' 등으로 일컫고 있다. 1악장 Allegroenergico, Ma Non Troppo 제1주제는 돌진하는 듯한 난폭한 액센트의 행진곡이며, '알마의 주제'라고 불리는 F 장조의 제2주제는 '열정적으로'라고 지시되 어있고 제1주제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에 놓여 있다. 제1주 제와 제2주제 사이에는 목관악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코랄이 놓여 있는데, 이 코랄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다 발전부 에서는 숨돌림 틈도 없는 전투가 전개되며 느닷없이 카우벨의 메아리가 울리는 평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발전부에 추진력을 주는 것은 역시 앞서 말한 '장단조 화음 리듬'이다. 2악장 Scherzo (Wuchtig) 2악장에서는 스케르쪼 주제와 트리오 주제가 계속 반복된다. 스케로쪼-트리오-스케르쪼 1-트리오 1--스케르쪼 2-코다의 순서로 전개된다고 볼 수 잇는데, 각 주제는 돌아올 때마다 많은 변형을 겪는다. 스케르쪼 주제와 트리오 주제는 그 분 위기에서 완전히 다르다. 스케르쪼는 '죽음의 춤'이라고 불 릴 정도로 기묘하고 무시무시하며, 토리오는 가볍고 장난스 럽다. 세 박자와 두 박자 사이에서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트 리오를 통해 말러는 그의 두 딸의 장난을 묘사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알마는 바로 이 점에서, 이 아이들의 사랑스 러운 장난이 점차 폭력의 세계에 지배받는 곡의 결말에 공 포를 느껴야만 하는 모순이 드러난다. 3악장 Andante Moderato 이 악장도 4번 교향곡의 느린 악장과 마찬가지로 두 주제가 번갈아 등장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파트 A - 파트 B - 파트 A1 - 파트 B1 - 파트 A2의 구조인데, 4번 교향곡과 전혀 다 른 점은 두 주제가 대조되는 것이 아니라, B의 주제가 A 주 제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파트 B를 A의 작은 발전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멜로디는 잔잔한 아름다움 을 가지고 있지만 소방울을 배경으로 가진 클라이맥스는 웅 변적이다. 인기 있는 말러의 느린 악장 중의 하나이다 4악장 Finale Allegro Moderato 사람들이 가장 말러 적인음악을 들라고 한다면 선택하는 것이 교향곡 6번의 마지막 악장이다. 이유는 처절하게 투쟁하고 철 저하게 패배하는 이 곡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감상적 인 곡도 없지만 곡의 형식은 1악장과 마찬가지로 흠 없는 소나 타 형식이다. 제시부는 소스테누토의 서주를 포함하고 있으며 멀리서 울리는 듯한 음악이 제1주제와 서주를 잇는다. A 단조 의 제1주제는 공격적이고 리드미컬한 것이 특징이며 D 장조의 제2주제도 조금 덜 강하기는 하지만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발전부는 두 주요 주제 외에도 코랄 주제와 두 번의 해머 타격 등을 바탕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기교를 가지고 교향곡의 한계 까지 나아간다. 역시 서주로서 시작되는 재현부에서는 그 후 멀리서 울리는 듯한 음악이 나오는 것은 동일하지만, 제1주제 와 제2주제의 위치는 바뀌어 등장하게 된다. 코다에서 음악이 고통스럽게 증폭된 후(초판에서는 마지막 해머의 일격도 가해 지고), 꺼지듯 이 어둠 속으로 잦아들며 피치카토의 고독한 울림을 마지막으로 이 모둔 투쟁은 종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