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ㅡ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 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ㅡ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있거라.
'♠예쁜글...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상과 이중섭 그리고 천도복숭아 (0) | 2020.08.31 |
---|---|
원효대사의 다 놓아버려라 (0) | 2020.08.28 |
김소월의 님의 노래 (0) | 2020.08.25 |
김소월의 초혼(招魂) (0) | 2020.08.24 |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0) | 2020.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