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같은 사랑 / 황봉학
조금 쌉싸래해서
오래도록 정이 들은
커피 맛
달기만 했다면
싫증났을 즈음 되었겠고
쓰기만 했다면
정들 사이 없었겠고
조금 쌉싸래해서
뒷맛이 남았다
너무 주기만 하는 사랑은
상대를 도망가게 만들고
너무 받으려고 애쓰다간
내 사랑 줄 기회를 잃는다
받는 것도 조금
주는 것도 조금
그런 여운을 남기며
사랑한 우리
당신과 나의 사랑은
설탕과 프림을 잘 조절한
커피 같은 사랑
우리 영원히
달지도 쓰지도 않는
커피 같은 사랑을 해요.